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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_

별이삼샵을 보다가

 

별이삼샵이라는 웹툰을 보다가 갑자기 추억에 잠겼다.

 

나는 웹툰에서 다소 소극적이고 좋아하는 감정을 쉽게 표현하지 못하고 겉돌지만 작은 것에도 기뻐하고 설레하는 작품의 주인공의 모습에서 그 시절 어리고 서툴렀던 나를 다시 만날 수가 있었다.

 

또한 서로 나눠 꽂은 이어폰에서 흘러 나오는 상대가 좋아하기 때문에 나도 좋아하게 되고 싶어서 넣어 두었던 곡, 혹여나 빠질까 하는 생각에 가까이 다가가지만 또 부담스러워 하지 않도록 어느정도 띄운 몸의 거리 만큼 줄어드는 애매한 둘 사이의 선.

기술의 발전은 편리함을 낳지만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사라지는 크고 작은 낭만들이 여기 있었다.

사람들이 응답하라 시리즈에 열광하는 것은 어쩌면 아름다운 불편함과 그것을 당연히 누리던 그 시절이 종종 그리워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나는 야간에 혼자 후덥지근한 여름공기에 쌓여서 해본다.

 

몇해 전부터 블루투스이어폰의 시대가 열렸다.
최근에 산 갤럭스21울트라엔 아예 이어폰 꽂는 단자가 없는 것을 보고나니 블루투스이어폰이 시장에서 어느정도 지배력을 가지는지 물씬 느껴졌다. 그런데 이 만화를 보다가 문득, 다시 줄 있는 이어폰과 mp3로 노래를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처럼 스트리밍 어플을 통해 흥미가 생긴 노래를, 좋아하는 가수의 신곡을 언제든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빼고 하며 즐길 수는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내가 골라 넣은 내 취향 그 자체인 곡들을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듣던 그 때가 그립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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