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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_/Food

[FOOD] 목포 등촌샤브칼국수

 여행기보다 맛집후기를 먼저 게시하게 되었는데,

 

현충일은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니 일찌감치 베란다에 태극길 걸어두고 목포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현대인들은 배터리가 거의 남지 않은 핸드폰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에서 자유롭지 못하더라.

 

모래를 씹는 것같은 무료한 시간이 지나 예정보다 일찍 목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는 아마 그렇지못한 습관을 더 많이 갖고있겠지만,

 

꽤 괜찮은 습관도 몇 개 가지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어딘가로 떠날 때 그 여행지에서 맘에 드는 책 한 권을 골라 구매하는 것이다.

 

수험생 시절 이곳저곳으로 백일장을 다니면서 생긴 습관인데

 

책에 날짜와 그날의 한 줄 일기를 적으면 나중에 다시읽을때의 재미가 한 층 더 짙어진다.

 

이런 류의 책은 소설 읽듯이 완주를 목적으로 쑥쑥 읽어가면 안 읽으니만 못하다.

 

찬찬히 활자에 담긴 의미를 곱씹어가며 조금씩 내 것으로 만든 뒤에

 

차후 후기로 올리도록 하겠다.

 

아래에 책을 받치고 있는 건 내 여행가방이다.

 

필명에서 알 수 있듯이 나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엄청난 팬이다.

 

 

목포 터미널 내에 위치한 영풍문고에는 구입한 책을 읽고 이런저런 공부도 할 수 있는 테이블이 존재한다.

 

약속시간을 기다리며 한 두장씩 페이지를 넘겨가다 보니 걸맞은 때가 되어서 자리를 정돈하고 나왔다.

 

목포에 사는 훈련소 동기들을 만나러 온 것인데, 그 구성원은 형 한명 동생 한명이었다.

 

형의 차를 빌려타고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소주안주로 끝내주는 칼국수집이 있는데 어떻냐고 물어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나는 그곳으로 가자고 했다.

 

옆에 동생도 아는체를 하는 걸 보니 꽤 유명한 맛집인 듯 했다.

 

그리고 그 이 게시글의 주인공은 위의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다.

 

약간 세월의 때를 탄 흔적들에서 맛집의 풍모를 훔쳐 볼 수 있다.

 

 

샤브 세트로 3인분 달라고 목포형이 능숙하게 주문하자 곧이어 음식이 나왔다.

 

첫인상은 뚜껑이 좀 작은것 아닌가 싶었다.

 

뚜껑을 덮었다기 보다는 모자를 썼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은 비쥬얼이다.

 

끓기를 기다리면서 동기들과 몇달 만에 만난 회포를 풀었다.

 

 

밑반찬들까지 해서 완벽하게 준비된 음식을 한 컷에 담았다.

 

앞에 자꾸 우정출현 하시는 목포형때문에 글을 쓰면서 조금 웃었다.

 

나는 와사비를 좋아하지 않아서 간장에 와사비를 풀어 먹는 종지는 식사가 끝날때까지 아예 건들지를 않았다.

 

왼쪽에 보이면 면사리가 보이는데 목포형이 알려준 먹는 방법은

 

오른쪽의 고기를 먼저 다 넣어 익혀먹은 뒤에 육수를 조금 추가해서 면을 넣어먹는 식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서는 볶음밥까지 볶아 먹으면 코스의 완성이라고 하는데 여기까지 들었을 때 내 침샘은 이미 범람하고 있었다.

 

투 하

 

보시면 고기를 넣는 집게가 자칫하면 사진에 못 담았을 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는데

 

이는 그당시 우리가 얼마나 굶주려 있었는가를 단편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원래 식사만 하려 했으나 국물 한모금 넘겨본 뒤에는

 

이건 소주랑 같이 먹는게 국룰이라는 의견에 우리 모두가 동의했다.

 

후술하겠지만 대리운전도 팔~구천원 정도 한다고 한다.

 

아직 차가 없어서 관련지식이 많이 모자라서 한 이만원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싸서 놀랐다.

 

 

냄비 가득 기름기가 느껴진다

 

다이어터들은 다소 불편해 할 수도 있지만 칼로리는 맛의 전투력이랬다

 

나 또한 다이어트 중이지만 지금까지도 전혀 후회없는 한 끼였다.

 

그리고 혹시 자꾸만 올리는 사진이 성의없어 보인다고 느낄수가 있었는데

 

내가 보여주고자 하는 컨셉은 '느낌만 담는 사진'이다

 

여러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며 방법이나 요령 등을 배워서 조금씩 성장하고 싶다


그리고 나오는 음식에 성의가 넘쳐서 내가 성의 좀 없이 찍어도 충분히 커버한다

 

 

면까지 다 먹고 밥을 볶아달라고 하시면 식당이모가 냄비를 옆테이블로 옮겨 가셔서

 

밥을 볶기 시작한다.

 

지글거리는 냄새가 포만감에 꺼져가던 식욕에 다시 부채질을 하는데

 

일부러 그자리에서 해주지 않고 근처에서 조리하시는 것에서

 

보일락말락 보이지 않고 냄새만을 기미하며 기다리는 과정을 통해

 

식욕을 더 이끌어내는 고도의 장사수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말해 뭐할까 볶음밥도 지나치게 자극적인 맛 없이 담백함이 일품이었다.

 

후식은 등촌칼국수에서 약간만 걸으면 나오는 요거프레소에서 했다.

 

일부러 찾아간 것은 아니고 카페를 찾아서 돌아다니다 발견했다.

 

밥값을 멋있게 긁어주시는 목포형을 보면서 나도 남들보단 더 어른이 되었을 때

 

거리낌없이 밥값을 내줄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해본다.

 

커피들 너머로 이번컷으로 오늘 마지막출연을 한 목포형이 보인다.

 

회색 가디건이 아주 매력적이시다.

 

목포형의 집과 내가 오늘 머물 삼촌집이 가까운 위치에 있어서

 

대리운전으로 가는 길에 태워주신다고 해서 얻어타고 들어왔다.

 

종종 올라와서 같이 목포맛집들을 격파하고 싶다.

 

아 맛있었다 다음엔 뭘 먹을까.

 

-PPP